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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난민에게 기착지가 되어 주는 교회들
by Elliot Clark2022-03-16

우리 교회가 무슬림으로 절반이 채워질 것이라고는 내 인생에서 결코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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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와 루마니아의 국경을 이루는 검은 티자 강  


루마니아 국경 도시 시게투마르마치에이(Sighetu Marmatiei) 외곽, 흑 티서(Black Tisza) 강이 가로지르는 우크라이나 쪽에 캐러밴 한 대가 어둠속에 정차해 있다. 이 차량 전조등에 그림자들이 어른거린다. 여자들과 아이들과 노인들―우크라이나 전쟁을 피해 떠나온 가족이다. 이들의 탈출 여정은 느리고, 매우 조심스럽다. 자동차들이 15킬로미터나 길게 늘어서 있다. 일부는 추운 날씨 속에서 이미 하룻밤을 여기서 보냈다. 이들은 안전한 시게트[‘시게투마르마치에이’를 줄여서 이렇게 부른다]로 건너가기만 바랄 뿐이다. 


이 국경을 건너기만 하면, 이들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그리스도인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루마니아 북부 지역의 침례교회들과 오순절교회들이 난민들을 맞이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이런 일은 우크라이나의 서부와 남부 지역에서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들의 검문소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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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 교회에 난민을 위해 마련된 침구들 

(사진 제공: Gabriel Michnea)


유엔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2주가 채 되지 않아 최소 200만의 우크라이나인을 비롯한 여러 나라 국적의 사람들이 전쟁으로 파괴된 나라를 떠났다. 그 중 절반 이상은 폴란드로 피했지만, 수십만 명은 주변의 작은 나라들로도 흘러 들어가고 있다.  


이런 추세는 더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오데사가 러시아의 공격에 대비하고 있는 가운데 이웃나라 몰도바는 우크라이나 접경지대를 따라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몰려들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전쟁이 계속되면서 동유럽 전역의 교회들이 피난길에 오른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돕기 위해 힘을 모으기 시작했다. 지친 난민 행렬을 위한 중간 기착지로 탈바꿈한 이 교회들은 음식과 쉼터와 교통을 제공하고, 구원의 희망이 되어 주고 있다. 


다음은 몰도바와 루마니아의 난민 사역을 담은 현장 풍경이다. 


몰도바 키시너우


우크라이나에 전쟁이 발발하자 몰도바의 수도 키시나우에 있는 이마고 데이(Imago Dei) 교회의 미하이 치사리(Mihai Chisari) 목사는 우크라이나 오데사에 있는 친구 선교사를 대피시키려고 오데사로 떠났다. 그러나 국경지역 팔랑카에 도착했을 때 그는 이 난리의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 곧 깨달았다. 수천 명이 대피하고 있었다. 몰도바 정부가 다 감당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치사리 목사는 곧바로 집으로 돌아와서 밴 하나를 렌트했다. 그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두 시간을 운전해서 팔랑카로 다시 돌아갔다. 이 국경지역에 처음으로 도착한 사람들은 “투르크메니스탄, 아제르바이잔, 이란 사람들과 오데사에 있던 학생들과 노동자들”이었다고 치사리 목사는 말한다. 치사리는 그들을 키시너우에 데리고 가서 교회 건물 안에서 쉼터를 제공해 주고 하나님의 사랑을 나눌 수 있었다. “우리 교회가 무슬림으로 절반이 채워질 것이라고는 내 인생에서 결코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치사리 목사는 말한다. 


초기부터 그의 교회가 많은 우크라이나인들을 섬긴 것은 아니었다. 처음 이마고 데이 교회는 나이지리아, 카메룬, 에티오피아, 네팔, 인도 유학생들에게 지낼 곳을 제공했다. 그들은 하룻밤이나 이틀 밤을 묵고 다음 장소로 계속해서 이동해 갔다. 


지금은 찾아오는 사람들이 주로 우크라이나 여성들과 아이들이다. 이마고 데이 교회는 이들에게 식사와 의복, 위생용품을 제공한다. 건물에 샤워 시설이 없기 때문에 교인들이 가정집을  오픈했다. (서른 시간을 차 안에서만 보냈다면 분명히 당장 샤워부터 하고 싶을 것이라고 치사리 목사는 귀띔한다.) 


난민들 대부분이 교회에 머무는 시간이 짧고 언어 장벽이 있긴 하지만, 이마고 데이 교회는 그들의 정서적, 영적 필요를 채워 주려고 한다, 교인들 가운데 아이가 있는 여성들은 엄청난 정신적 충격 가운데 있는 난민 가족들을 방문할 때 자녀들을 데려간다. 아이들이 예배당에서 함께 노는 동안 어머니들은 모여서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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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을 돌보는 이마고 데이 교회의 신자들 

(사진제공: Mihai Chisari)


이 교회 교인들은 또한 난민들이 다음 여정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 지역의 다른 교회들과 협력하여 피난길에 오른 이방인들을 가까운 도시나 나라의 그리스도인들과 연결해 주고 있다. 힘을 합친 지역 교회들이 피난 경로를 짜고 물적 지원과 서류 작업을 도와주고 있다. (탈출한 노예들에게 피신 경로와 안전 가옥을 제공했던 19세기 미국의 노예해방 운동 네트워크와 거의 같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다음 장소로 떠나는 것은 아니다. 이곳에 머무는 쪽을 택하는 난민들도 있다. 지난 두 번의 주일을 지나는 동안에 이마고 데이 교회의 난민을 위한 섬김은 모든 것을 포함하게 되었다. 이제는 예배를 위한 번역도 제공하고 있다. 여러 언어로 된 전도지도 만들었다. 이 전도지는 전쟁의 해악을 친구에게 신중하게 알리는 편지 형식으로 되어 있다. 치사리 목사는 말한다. “이곳에 오는 모든 사람은 마음이 힘듭니다. 그들은 러시아는 악당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매우 조심스럽게 그들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우리 모두 이런 악의 문제를 가지고 있고, 그 문제는 바로 우리의 죄라는 사실입니다.”


루마니아 시게투마르마치에이


전쟁이 발발한 일요일 아침 가브리엘 미크네아(Gabriel Michnea) 목사는 밤에 2시간밖에 못 잔 채로 그의 작은 루마니아 교회 성도들 앞에 섰다. 그는 국경을 넘어 홍수같이 밀려들어오는 우크라이나 난민을 도울 수 있도록 성도들에게 동기부여하기 위해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는 기도를 밤새도록 했다. 가브리엘 목사는 성도들에게 헌신을 요청하며 이렇게 말했다. “지금은 사람들을 위해, 교회 밖의 사람들을 위해 무엇인가를 할 때입니다.” 


그 날 오후에 시게트의 이 베다니 침례교회는 행동에 나섰다. 남성 팀은 성도들의 가정을 방문하여 유아용 침대, 매트리스, 담요, 수건을 모았다. 이 교회는 지하실을, 그리고 마지막에는 예배당도 난민 쉼터로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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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다니 침례교회 지하실 난민 쉼터에 머물고 있는 엄마와 아이 

(사진제공: Gabriel Michnea)


베다니 침례교회가 수용한 난민 120명 중 가장 먼저 도착한 사람은 우크라이나 목사의 아내인 보스야 포티아크(Vosya Potiak)였다. 보스야는 임신 6개월이었다. 그녀가 살고 있던 도시 크리초보(Krychovo)에서 전투가 벌어졌을 때, 그녀는 우크라이나에 남아 사람들을 섬기기로 한 남편을 남겨 두고 그곳을 떠나야 했다. 그리고 여기 베다니 교회에서 보스야는 동료 난민들을 위한 번역과 봉사를 쉬지 않고 하고 있다. 


동유럽 국가의 다른 많은 신자들이 하는 것처럼 시게트의 교회들은 난민들을 받아주고 먹이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있다. 그들은 난민들에게 주유비를 제공하여, 인근 도시에서 주거지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부다페스트나 프라하 같은 더 먼 도시로 이동할 수 있도록 주선해 주고 있다.  


가장 최근에 미크네아 목사는 그리스도인 형제들과 함께 차량을 몰고 우크라이나로 찾아가기 시작했다. 루마니아 북부의 교회들은 협력하여 기름, 밀가루, 물 같은 기부품목을 트럭에 실어 국경을 넘어 운송하고 있다. 이들은 이 물품들을 받을 우크라이나 목회자 네트워크를 (비밀 장소에서) 확인한 다음, 우크라이나 자카르파탸 지역 도시들로 가서 물품들을 나눠주는 일을, 곧 인도주의적이면서 복음을 전하는 일을 한다. 


미크네아 목사는 그의 성도들이 이 위기에 반응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기뻐한다. “우리 교회 성도들은 진정으로 살아 있는 돌들입니다.” 그들은 기꺼이 돕고자 한다. 그들은 기도하기 위해 모인다. 그들은 그리스도와 그의 복음을 증거하고 있다. 미크네아 목사는 지난 2주간 성도들에게 이렇게 말해 왔다. “지금은 우리가 그간에 설교해 온 것을 행동에 옮길 때입니다. 지금은 우리가 믿는 대로 살고 우리가 부름 받은 대로 선을 행하기에 완벽한 시간입니다” 


세상의 빛


무료 급식소이건 따뜻한 잠자리이건, 임시 진료소이건, 기도의 집이건, 아니면 인생여정에서 잠시 쉬어가는 곳이건, 교회는 지친 난민들을 위한 중요한 중간 기착지이다. 그것은 교회 건물들이 최고의 숙소나 가장 안전한 공간을 제공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 안에 하나님이 거하시는 살아 있는 돌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의 구원과 새 창조의 아름다움은 그가 구원하신 사람들과 그의 사랑으로 다른 사람들을 구원하시기 위해 사용하시는 사람들에게서 나타난다. 교회가 어둠 가운데 빛이 되는 사명을 완수함에 따라 하나님은 구원을 베푸시는 목적을 행하고 계신다. 루마니아 이야기로 돌아가서 미하이 치사리 목사는 오늘의 어둠 가운데서도 이미 희망의 여명을 보고 있다. “저는 개방적이고 호기심이 많은 사람들을 많이 보아 왔습니다. 저는 이미 하나님이 어떻게 일하고 계시는지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언젠가는 열매를 거두게 될 것입니다.” 




원제: Churches as Waystations on the Refugee Road from Ukraine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번역: 서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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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우리가 믿는 대로 살고 우리가 부름받은 대로 선을 행하기에 완벽한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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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Elliot Clark

엘리엇 클라크는 South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MDiv)를 졸업하고 중앙아시아에 거주하며 다문화 교회 개척 사역을 했다. 현재 Training Leaders International에서 해외 교회 리더들을 훈련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