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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세우기

팀 켈러_적대적 문화 속에서
by 고상섭2022-01-29

정의를 위한 사역은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아픔이나 불평등한 세상에 대한 분노가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을 알아가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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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켈러 목사는 2021년 12월 25일2022년 1월 15일 두 번에 걸쳐 미국 기독교 잡지 ‘월드’(World)와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의 주요 내용을 두 번에 걸쳐 소개한다. 신앙의 배경과 회심 경험, 도시 목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첫 번째 인터뷰에 이어, 두 번째 인터뷰에서는 오늘의 문화와 정치적 상황, 그리고 교회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교회에 적대적인 문화 속에서 복음 전하기  


팀 켈러는 오늘날 공공 영역에서 복음과 교회에 적대적인 문화가 팽배해졌다고 말한다. 계몽주의 이후의 인간의 이성이 판단의 기준이 된 사회 변화도 요인이 되었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교회 자체가 스스로 세상에 적대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 분석한다. 팀 켈러는 다섯 가지 교회의 대안을 제시했다. 첫째, 먼저 말과 삶이 다른 모순적 삶을 회개해야 한다. 둘째, 내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해야 한다. 셋째, 타인에게 말을 할 때 겸손하게 말해야 한다. 비판적이거나 거칠게 사람을 대하지 말아야 한다. 넷째. 그리스도인이라면 믿음을 숨기지 말고 사람들 앞에서 드러내는 삶을 살아야 한다. 다섯째, 믿음으로 인한 박해가 있다면 그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팀 켈러가 제시하는 문화적 대응은 결국 복음이 적용된 삶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복음은 우리가 행위로 구원을 받은 것이 아니라 은혜로 구원받았음을 말한다. 은혜로 구원 받았다는 말은 구원받지 못한 사람들 중에서도 나보다 더 윤리적으로 탁월한 사람들도 많다는 뜻이다. 행위로 구원받았다면 자랑할 수 있지만, 은혜로 받은 구원은 자랑할 수 없다. 빌립보서 2:3의 말씀처럼 복음은 우리를 겸손하게 하고 그 겸손은 대인관계 속에서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는’ 마음을 가지게 한다. 자신의 모습을 회개하는 삶과 내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 삶, 그리고 사람들에게 친절한 방식으로 대화하고 다다가는 것, 이 모두는 복음의 적용이다. 복음은 우리를 겸손하면서도 담대하게 한다. 


하나님의 정의에 순종하라 


성경을 읽으면 하나님의 마음은 고아와 과부 같이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향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팀 켈러는 성경을 연구하면서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정의, 곧 마땅히 그들이 누려야 할 것을 누리게 하여 세상을 공평하게 하는 것에 관심을 기울였다. 그런 관점은 정치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교회 안에서도 저항이 많았다. 그러나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처럼 누군가를 섬기고 돕기 위해서는 자신의 시간과 돈과 에너지를 희생해야 한다. 자신을 희생하고 싶지 않을 만큼만 돕는 것은 복음적 삶이 아니다. 


‘팀 켈러의 정의란 무엇인가’에서도 자신도 쓸 것이 없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을 도와줄 수 있느냐는 질문에 팀 켈러는 조나단 에드워즈의 말을 빌려 이렇게 대답했다. “누굴 도움 힘이 없다는 말은 내 삶의 한 귀퉁이를 잘라내는 부담을 지면서까지 누군가를 도와줄 자신이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성경이 말하는 사랑이란 괴로움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복음이 그렇게 가르치기 때문에 남들에게 베풀어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그러지 않고서야 서로 짐을 지라는 명령에 순종할 수 있겠는가? 남이 진 무거운 짐에 대한 의무감 없이, 괴로움을 겪지 않고 감당할 만할 때만 나누려고 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아무런 부담을 지지 않고 이웃의 아픔을 공유하는 게 가능하겠는가?”


팀 켈러는 적당한 헌신으로만 살아가려는 사람들에게 부자가 될 수는 있지만 사치를 하면서 살 수는 없다고 말한다. 그렇게 성경을 통해 하나님의 마음을 알아가기 시작하면서 본인 스스로도 뉴욕의 필요와 아픔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결국 정의를 위한 사역은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아픔이나 불평등한 세상에 대한 분노가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을 알아가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복음과 세상의 다리 놓기 


“오늘날 교회는 대위임령을 성취하는 데 실패했다. 오늘날 세속 문화에 어떻게 복음적인 방식으로 다가가야 할지에 대한 길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팀 켈러는 오늘날 문화 속에서 교회가 길을 잃었다고 말한다. 세속 문화 속에서 복음을 전달하는 방식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예수님의 대위임령이 성취되지 못하고 있다고 본 것이다. 


복음은 변하지 않는다. 우리가 전해야 할 무엇은 변하지 않지만, 변치 않는 복음을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 팀 켈러는 오늘날 미국 교회가 세상으로부터 멀어진 이유 중 하나는 정치적으로 편향된 입장을 취했기 때문이라 분석한다. 제임스 헌터도 ‘기독교는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에서 미국 보수 기독교의 가장 큰 단점은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초점을 오직 정치에 두는 것이라 말했다. 정치가 변하면 세상이 변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세상의 변화의 중심에는 문화가 있다.  


팀 켈러는 복음으로 변화된 사람들의 삶을 통해 먼저 세상 문화 속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말한다. 리디머 교회도 전도지를 나눠 주는 방식으로 전도한 것이 아니라 복음으로 변화된 한 사람이 믿지 않는 사람과 대화를 통해 교회로 인도한 것이다. 또한 팀 켈러는 설교를 할 때도 믿는 사람과 믿지 않는 사람을 모두 고려해서 설교해야 한다고 말한다. 대각성전도집회 때만 믿지 않는 사람을 초대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의 설교를 통해서 믿는 신자들 중에 “믿지 않는 내 친구가 들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질 때 전도가 자연스럽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것을 위해 리디머 교회는 “누군가 엿듣고 있는 것처럼 말하기”(speak as if you’re being overheard)의 문화를 만들게 되었다. 어떤 대화를 하더라도 ‘신자들끼리의 대화가 아니라 믿지 않는 사람들이 내 이야기를 엿듣고 있다면 어떻게 생각할까’를 미리 고려하는 것이다. 이 방식은 교회 전체가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다가갈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문화를 만들었고 실재로 많은 비신자들이 리디머로 오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사람들은 자신의 이름을 남기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다. 아마도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졌기 때문에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정체성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의 업적이나 외모 또는 학력 등으로 자신을 증명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복음의 정체성은 자신은 죄인이기 때문에 자신에게 아무런 기대를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사랑받는 자녀로 존귀한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게 한다. 복음은 우리를 겸손하면서도 담대하게 하기 때문이다. 


인터뷰의 마지막에 “어떤 사람으로 후대에 기억되고 싶습니까?”라는 질문에 팀 켈러는 자신의 자녀와 손주들에게 자신이 말한 설교대로 살아가기를 애쓰는 사람이었다고 기억되기를, 그리고 그 자녀들이 그 복음의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되기를 소망했다. 그리고 자신이 어떤 사람으로 기억될 것인가에는 아무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것은 후대에 사람들에 의해 판단이 이루어질 것이다.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앙겔라 메르켈은 사람들이 “그녀는 노력했다”라고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 말도 소박하고 의미 있는 말이지만 팀 켈러의 말은 복음의 정체성이 무엇인지를 더 선명하게 보여주는 것 같다.  


“내가 이미 얻었다 함도 아니요 온전히 이루었다 함도 아니라 오직 내가 그리스도 예수께 잡힌 바 된 그것을 잡으려고 달려가노라”(빌 3:12).

복음은 변하지 않는다. 우리가 전해야 할 무엇은 변하지 않지만, 변치 않는 복음을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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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고상섭

고상섭 목사는 영남신학대학교와 합동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그 사랑교회'를 개척해 섬기고 있다. ‘팀 켈러 연구가’로 알려져 있으며 CTC코리아 강사로 활동하고 있고 최근 공저한 ‘팀 켈러를 읽는 중입니다’ 를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