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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도 마귀에 사로잡힐 수 있는가?
by 최창국2022-02-02

영혼을 돌보는 사역자들은 영혼을 건강하게 보살필 수도 있지만, 그들이 인간의 정신과 영혼에 대한 그릇된 이해와 판단을 할 경우에는 영혼을 파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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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안에서 인간의 정신세계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해 매우 빈번하게 혼동하는 문제가 영적 문제와 정신적 문제의 혼동이다.   


기독교 역사에서 영적 지도자들이 큰 악을 저지른 대표적 사건인 마녀사냥도 인간의 정신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되었다. 중세 마녀사냥의 가장 큰 피해자는 그 시대에 가장 취약할 수밖에 없었던 여성들이었다. 중세 교회는 그들의 정신적 아픔과 상처를 치료하고 돌봐주기보다는 그들을 영적으로 학대하고 잔혹한 폭력을 행사했다. 이러한 영적 학대와 폭력은 그 양상과 방법을 달리하여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교회 공동체 안에서 정신 세계, 특히 그 무의식 영역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해 영혼을 잘못 인도하고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사례가 지금도 드물지 않다.  


어느 여성 성도에게 있었던 일이다. 이 여성은 중고등학교 교사로서 일하다가 모 선교단체에서 은혜를 받은 후 교사를 그만두고, 그 선교단체에서 헌신하기 위해 훈련과정에 참여하였다. 그러던 중에 이 여성은 밤이 깊어지면 매일 비슷한 시간에 마치 무엇에 사로잡힌 듯이 소리를 지르고 괴이한 행동을 하며 괴로워했다. 이 선교단체 지도자들은 이 여성이 귀신에 사로잡혀 있다고 판단했다. 그들은 이 여성이 퇴직에 따른 미래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에서 이런 행동이  나타났을 수도 있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너무도 쉽게 귀신에 사로잡혔다고 판단했다. 


선교단체에서 귀신에 사로잡혔다는 판단을 받은 이 여성은 조용하고 아름다운 자연 속에 자리하고 있는 다른 돌봄 공동체에 보내졌다. 이 공동체에 와서도 이 여성은 같은 행동을 보였지만, 이 공동체의 지도자는 다르게 대처했다. 이 성도가 귀신에 사로잡혔다고 단정하지 않고 따뜻한 사랑으로 보살펴 주었다. 그러자 이 여성은 심한 정신 불안 상태에서 벗어나 건강을 회복했고 건강한 가정도 이루었다. 


우리는 이 성도의 사례에서 많은 도전과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영혼을 돌보는 사역자들은 영혼을 건강하게 보살필 수도 있지만, 그들이 인간의 정신과 영혼에 대한 그릇된 이해와 판단을 할 경우에는 영혼을 파괴할 수 있다. 더구나 정신 현상에 대한 왜곡된 이해를 영적인 이름으로 선하게 포장하기도 한다. 영적 지도자는 아픔과 상처와 고통 가운데 있는 영혼이 내뱉는 언어와 행동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바르게 해독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영적 분별의 중요성


영적 지도자에게는 영적 분별력이 있어야 한다. 정신질환과 귀신들림을 구별하기란 매우 어렵다.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 정신질환을 귀신들림으로 잘못 이해하고 규정할 때 당사자에게 매우 큰 상처를 줄 수 있고, 정신질환의 현상을 사탄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적 지도자가 잘못된 영적 진단을 함으로써, 정신적으로 많은 아픔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을 치료하기보다는, 오히려 더 큰 상처를 줄 뿐 아니라 비극을 초래할 수도 있다. 영적 지도자가 범하기 쉬운 실수와 그 실수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을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사례가 있다. 


정신병원에서 외래 환자로 정신분열 증세를 치료받으면서 교회 공동체의 심방과 기도, 사랑어린 도움까지 받으면서 점차 호전되던 그리스도인이 있었다. 그러던 중에 그 환자는 새로 부임한 교회 목회자에게 가서 상담을 하게 되었다. 그 목회자는 그 환자의 이야기를 15분 정도 듣고 나서는 그가 귀신들렸다고 단언하고 “귀신 쫓기”를 시작했다. 그 결과 그 환자는 전보다 더 악화되었다. 그 목회자의 행동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독단이었다. 그는 확실하지 않은 자신의 편견들을 근거로 상담을 하다가 우연히 자신의 전제를 뒷받침하는 어떤 상황을 발견하고는 무책임한 판단과 행동을 했던 것이다. 물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그 환자의 몫이었다.   


또한 정신분열증을 겪고 있다는 확실한 진단을 받은 사람이 귀신 들렸다는 판단을 받고 교회에서 “귀신 쫓기” 의식을 행한 직후에 집에 돌아가 자기 아내를 잔인하게 살해한 끔직한 사건도 있었다(Duncan Buchanan, The Counselling of Jesus, 105-106).    


우리는 귀신들림과 정신질환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더구나 영적 지도자가 정신질환을 겪으며 괴로워하는 사람을 귀신 들린 사람으로 여기고 잘못 대할 때는 그 환자는 물론이고 그의 가족이나 그가 속한 공동체까지도 이중, 삼중으로 고통과 상처를 입을 수 있다. 자신의 판단에 확신이 서지 않는 영적 지도자는 함부로 추정해서는 안 된다. 애초에 함부로 상담을 해서도 안 된다. 설사 본인에게 상담을 요청하더라도, 그를 전문가에게 보내야 한다. 의사라는 직업도 목양의 은사만큼이나 하나님이 주신 놀라운 은사다. 


성경은 악한 영의 존재와 영향력을 다양하게 기술하고 있다. 정신질환자가 밖으로 드러내는 언행은 악한 영의 역사와 유사한 면이 많다, 그래서 그 현상만으로는 자칫 둘을 혼동하기 쉽다. 따라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돌이키기 어려운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 


그리스도인 정신과 의사들 사이에서도 귀신들림과 같은 악한 영의 현상과 정신분열증 같은 의학적 현상의 차이점들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을 정도다. 성경에서 묘사하고 있는 내용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여 정신질환과 귀신들림의 차이점을 매우 조심스럽게 다음과 같이 분별해 볼 수 있다. 


                      정신분열증

                      귀신들림

 말이 조리가 없고 횡설수설한다 

 의식이 뚜렷하고 합리적이다

 눈에 초점이 없다 

 눈이 사악한 빛을 발한다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지 않는다

 초인적인 힘을 발휘한다

 예수님에 대해 특별한 거부 반응이 없다 

 예수님에 대해 적대적 반응을 보인다

 초능력이 없다 

 투시 등의 능력이 있다 

 목소리에 변화가 없다

 목소리에 변화가 있고, 이상한 방언을 한다

 관계에 의기소침하다

 관계성을 추구한다

 장기간의 치유가 필요하다 

 치유가 갑자기 일어날 수 있다 

 심리치료도 효과가 있다

 영적치료만이 효과가 있다


정신분열증과 귀신들림 모두 괴상한 행동이나 현상을 동반할 수 있다. 하지만 귀신들림의 경우에는 중요한 특징이 있다. 일반적으로 마귀들은 매우 합리적이다. 성경에 언급된 마귀들을 보라. 그들은 자기가 원하는 곳과 원치 않는 곳을 진술하였다. 그들은 논리적으로 의사를 표현하였다. 그러나 정신분열증은 말과 논리가 일관성이 없을 뿐 아니라 비합리적인 경우가 많다. 


그리스도의 영과 악한 영


영적 지도자는 무엇보다도 그리스도가 악한 영보다 강하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영적 지도자는 그리스도를 영접하지 않은 사람들을 향한 악한 영의 권세는 아직도 여전히 남아 있음을  바르게 인식해야 한다. 악한 영은 그 올무로 그리스도를 모르는 사람들을 사로잡을 수 있다(딤후 2:26). 하지만 악한 영은 믿는 자들은 더 이상 사로잡을 수 없다. 하나님의 은혜로 그리스도인들은 악한 영을 이길 수 있다(롬 12:21). 성경은 진정한 믿음을 가진 그리스도인은 악한 영에게 유혹을 받고 어려움은 당할 수는 있지만 완전히 사로잡히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그리스도인은 악한 영의 권세로부터 구출되어 빛의 나라로 옮겨졌기 때문이다(골 1:13). 성경은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죽으심과 육체의 부활로 인하여 악한 영, 사탄의 권세는 제한되고 억제된다고 말한다(살후 2:2 이하). 사탄은 신자들에게는 전혀 힘을 쓸 수 없게 되었다(히 2:14). 사탄은 그리스도인들을 만질 수도 없다(요일 5:18). 사탄은 그리스도인의 증거에 패한다(계 12:11). 따라서 그리스도인은 악한 영에게 고난은 당할 수 있지만 사로잡힐 수는 없다고 보는 것이 성경적이라 할 수 있다. 제이 아담스(Jay Adams)는 The Christian Counselor’s Manual에서 이렇게 말한다. “그리스도인의 삶에서도 귀신에 사로잡히거나 놀림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성경적 근거가 없다. 하나님의 참된 자녀 안에 거하시는 성령과 더러운 영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것은 마가복음 3:2-30에 언급된 두 가지의 완전한 대조에서 분명히 나타난다. 여기에서 또한 예수님은 성령의 사역을 마귀에게 돌리는 태도는 용서받을 수 없는 참람함이라고 경고하신다(막 3:30).”   


질병의 유형 및 치유 방법


프란시스 맥너트(Francis S. MacNutt)는 치유에 대한 연구에서 네 가지 기본적 질병에 대해서 설명했다(프란시스 맥너트, ‘치유의 목회’, 20-27). 개인적 죄 때문에 생기는 영의 질병, 과거의 정서적 상처와 손상 때문에 생기는 정서적 질병, 질환이나 사건 때문에 생기는 육체적 질병, 그리고 앞의 세 가지 질병 때문에 생기는 악마적 압박감이 그 넷이다. 맥너트는 각 유형의 질병에 상응하는 기도 방법도 세분하여 제시했다. 회개를 위한 기도, 내면세계의 치유를 위한 기도, 신체적 치유를 위한 기도, 구원을 위한 기도가 그것이다. 


맥너트에 의하면, 영과 관련된 질병은 종종 정서적 질병을 가져다주기도 하고 육체적 질병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이 질병의 원인은 개인적 죄이고, 그 효과적 기도는 회개다. 기도하면서 개인의 죄를 인정하고, 죄를 실토하고, 상처를 준 사람들로부터 용서를 구하면서 기도할 때 더 효과적이다. 


정서와 관련된 질병은 종종 영적 질병을 가져다주기도 하고 육체적 질병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이 질병의 원인은 관계 속에서 받은 상처 때문에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그 효과적 기도는 내면세계의 치유를 위한 기도다. 정서적 질병에는 상담과 기도가 병행될 때 더 효과적이다. 


육체와 관련된 질병은 종종 정서적 질병을 가져다주기도 하고 영적 무력감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이 질병의 원인은 질병과 사고와 심리적 스트레스다. 이 질병에 유익한 기도는 육체적 치유를 위한 믿음의 기도다. 이 질병은 의학적 돌봄과 규칙적 식사와 알맞은 운동과 함께 기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상황에 따라 악한 영이 위의 질병 또는 모든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악한 영에 의한 질병은 악한 영을 축출하는 기도만이 효과적이다. 악한 영에 의한 질병에는 인간적인 처방은 효과가 없다. 


유대 사회에서 예수님이 사역을 하실 때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복음의 논리보다는 왜곡된 영 또는 마귀의 논리에 빠져 있었다. 유대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는 것과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을 죄와 마귀의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많았다. 실제로 예수님 시대에 유대 사회에는 가난하게 사는 것도 병에 걸리는 것도 모두 죄 때문이라는 잘못된 영적 공식이 만연했다. 나아가 유대 사회에는 어떤 잘못된 일이 일어나면 불순종과 거짓의 아비인 악한 영 때문이라는 잘못된 영적 공식에 노출되어 있었다. 


오늘의 그리스도인들도 복음의 논리보다는 잘못된 영의 논리에 노출되기 쉽다. 그리스도인의 영의 논리는 복음에 기초해야 한다. 그리스도인의 영의 논리는 사탄은 그리스도인을 만지지도 못한다(요일 5:18)는 복음에 기초해야 한다. 그러므로 영적 지도자가 귀신에 사로잡혔다고 성도를 공격하거나 정죄하는 것은 복음이 아니다. 


  

그리스도인의 영의 논리는 복음에 기초해야 한다. 그리스도인의 영의 논리는 사탄은 그리스도인을 만지지도 못한다(요일 5:18)는 복음에 기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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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최창국

최창국 교수는 영국 University of Birmingham에서 학위(MA, PhD)를 받았다. 개신대학원대학교 실천신학 교수, 제자들교회 담임목사로 섬겼다. 현재는 백석대학교 기독교학부 실천신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는 『삶의 기술』, 『실천적 목회학』, 『영혼 돌봄을 위한 멘토링』, 『해결중심 크리스천 카운슬링』, 『영성과 상담』, 『기독교 영성신학』, 『기독교 영성』, 『중보기도 특강』, 『영성과 설교』, 『예배와 영성』, 『해석과 분별』, 『설교와 상담』, 『영적으로 건강한 그리스도인』, 『영혼 돌봄을 위한 영성과 목회』 등이 있다. 역서는 『기독교교육학 사전』(공역), 『공동체 돌봄과 상담』(공역), 『기독교 영성 연구』(공역)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