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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생태계를 복원하라”
by 이인호2021-12-01

하물며 세상의 조직과 권세도 지구 생태계의 균형과 보존을 유지하려고 이렇게 노력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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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사람들에게 온 땅에 충만하고, 땅을 정복하며,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고 명령하셨다.  이 명령을 충실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흩어져야 한다. 사방으로 땅 끝까지 퍼져 나가 온 땅의 온전한 주인으로서 동식물을 비롯한 모든 피조물을 다스려야 한다. 그런데 우리가 흩어지지 않고 불순한 의도로 모여서 또 다시 바벨탑을 쌓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마도 지구의 모든 시스템이 교란될 것이고 땅과 바다와 하늘의 생태계가 무너지고 말 것이다. 


유럽연합(EU)은 대기업, 특히 애플이나 구글, 삼성 같은 글로벌 기업을 더욱 더 강력하게 규제한다. 이들에게는 중소기업보다 상대적으로 더 까다로운 잣대를 적용한다. 재무적 규제뿐 아니라 환경, 노동자 인권, 부정부패 등 비재무적 규제들에 대한 법적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여 더 많은 사회적 책임을 지라고 압박한다. 이는 대기업의 독점과 전횡을 견제하여 중소기업과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으며, 결국 이를 통해 기업 생태계를 조절하려는 것이다. 


하물며 세상의 조직과 권세도 대기업의 무분별한 시장 잠식과 독과점의 전횡을 견제하여 자연과 인간을 포함한 지구 생태계의 균형과 보존을 유지하려고 이렇게 노력하는데…. 


하나님께서는 모든 피조물의 주인이신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인 우리에게 더 중요한 생태계를 보호하라 하신다. 바벨탑의 욕망과 시도를 또 다시 금하신다. 


한국 교회의 기형적 생태계


대형 교회(Mega Church)를 이야기할 때면 우리는 으레 미국 교회부터 떠올리고 거론한다. 미국 교회가 대형 교회라는 현상의 진원지임은 사실이다. 하지만 현실을 보면 다른 사실이 보인다. 미국의 교회 현황을 조사한 통계 자료들을 살펴보면(출처: Outreach magazine and Lifeway Research(annual report 2017); 리뷰아카이브(2016.8); 메가처치, 한국 교회의 자화상(2016)), 미국의 개신교인은 약 1억 5,000만 명이며, 1만 명 이상 모이는 대형 교회는 37곳, 대형 교회에 출석하는 교인 수는 약 66만 명이다. 그런데 한국의 개신교인은 약 960만 명인데, 1만 명 이상 모이는 대형 교회는 23곳, 그리고 대형 교회 교인 수는 약 150만 명이다. 


미국에 비해 개신교 인구가 절대적으로 적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대형 교회 비율이 미국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무엇보다도 우리나라 개신교인의 수가 미국 교회의 1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면서도 대형 교회에 출석하는 교인 수에서는 한국이 2.3배 이상 높다는 사실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 100명 당 약 0.4명이 대형 교회에 출석하고 있으나, 한국은 100명 당 약 15.3명이 출석하고 있다. 이로써 우리는 상대적으로 한국 개신교인이 미국 개신교인에 비해 5배 정도 대형 교회를 선호한다는 합리적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와 같이, 한국 교회가 처한 위기의 핵심은 교회 생태계의 파괴이다. 오늘 한국 교회가 직면한 어려움과 위기는 곧 더 늦기 전에 이렇게 망가진 교회 생태계를 복원하라 명하시는 하나님의 메시지이다.


그렇다고 해서 대형 교회는 무조건 잘못되었고 소형 교회는 무조건 옳다는 이분법적 사고와 흑백 논리에 빠져서는 결코 안 된다. 창세기 11장의 바벨탑 사건에 이어 창세기 12장에는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부르신 사건이 나온다. “우리의 이름을 내어 걸고 흩어짐을 면하자!”(창 11:4)고 했던 인간의 의도를 막으신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을 불러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 이름을 창대하게 하겠다!”(창 12:2)고 말씀하신다. 바벨탑을 쌓겠다고 모인 사람들에게 금지하셨던 것을 아브라함에게는 고스란히 허락하신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큰 차이점이 있다. 바로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복을 주시며 그를 복의 근원으로 삼으셨다는 사실이다. 그 복은 바벨탑을 쌓는 복이 아니다. 열방과 함께 나누며 생태계를 회복하는 복이다. 아브라함이 받은 복은 죽어 가는 것들을 살리는 복이다. 그들도 복을 누리게 하는 복이다. 이것이 바벨탑 사건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다. 결국 아브라함이 받은 복은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사명 곧 전체 생태계를 살리는 것이었다.


하나님의 요청과 우리의 사명


그렇다면, 이 땅에서의 창대함과 성공, 성도 수와 교회 부흥의 의미는 무엇일까? 그리스도 안에 있는 우리에게는 더 이상 자기입증이 필요하지 않다. 이미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입증된 자들인데 목회를 통해 무엇을 입증한단 말인가? 1만 명, 2만 명 모이는 교회를 세웠다고 해서 그 교회가 목회자의 것인가?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교회의 주인이신 그리스도의 자리를 찬탈하는 도적일 뿐이다. 


교회 부흥이 자기입증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그 의미를 어디서 찾아야 할까? 물론 지상명령 성취의 도구로서 교회는 부흥해야 한다. 하지만 그것이 정말 목적이라면 지상명령 성취를 위한 더 효율적인 방법은 나 홀로 성장하는 것이 아니다. 작은 교회의 성도들을 흡수해서 성장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더 이상 전도와 교회 개척이 제국주의적 확장을 위한 자기 세력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대형 교회는 만에 하나라도 자기 세를 불리려는 도구로 교회를 개척하려 해서는 안 된다. 건강한 대형 교회와 작은 교회의 동거와 연합을 강조하는 블로거 칼 베이터스가 수사적으로(예로 든 수치가 절대적 수치가 아니라는 의미) 말했듯이, 성도 5,000명 대형 교회 하나로 성장하는 것보다 성도 100명씩의 50개 교회가 교회 생태계를 훨씬 더 건강하게 할 것이다(Karl Vaters, “Advantages of Having 50 Churches of 100 Instead of 1 Church of 5,000” Christianity Today Blog PIVOT 2017.7.20). 건강한 묘목과도 같은 작은 교회들을 곳곳에, 동네마다 마을마다 도시마다 산간벽지와 도서벽지마다) 개척하여 교회 생태계를 온전히 회복하고 하나님 나라 전체를 확장하는 것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사명이요 목적이다. 


‘내 교회’ ‘우리 교회’가 아니라 ‘모두의 교회’ ‘만민이 기도하는 교회’ 되어 함께 성장할 때에 지상명령 성취는 더욱 힘차게 일어날 것이다. 이렇게 할 때 비로소 작은 교회들이 살아날 것이고, 교회 생태계가 회복될 것이며, 지상명령 성취는 앞당겨질 것이다.


이 글은 ‘복음만이 모든 것을 바꾼다’(스티븐 엄 엮음, 두란노)에 실린 이인호 목사의 “한국에서 진행되는 복음·도시·운동”의 일부를 출판사의 허락을 받아 다시 엮은 것입니다.  

 

오늘 한국 교회가 직면한 어려움과 위기는 곧 더 늦기 전에 이렇게 망가진 교회 생태계를 복원하라 명하시는 하나님의 메시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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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인호

이인호 목사는 더사랑의교회 담임목사로 건국대 영문학과를 거쳐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M.Div.)과 풀러신학교(D.Min.)를 졸업하고, 현재 (사)복음과도시 이사장으로 섬기고 있다. 저서로는 ‘기도하면 살아난다’, ‘버려진 게 아니라 뿌려진 것이다’, ‘믿음에서 믿음으로’, ‘기도의 전성기를 경험하라’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