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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과 신학

신약성경엔 삼위일체 설명이 없다?
by Greg Lanier2020-11-26

신약 성경 저자들은 우리에게 조직신학 교과서를 남기진 않았지만, 성경을 많이 읽으면 읽을수록 우리는 그 속에서 삼위일체 하나님을 더 많이 볼 수 있다

Though the New Testament authors didn’t leave us with a systematic-theology textbook, the more you read Scripture, the more you see the triune God on its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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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위일체를 설명하는 건 쉽지 않다. 삼위일체를 설명하는 그 어떤 비유도 다 문제가 있기 마련이고, 어정쩡한 비유를 썼다가는 오히려 의도치 않게 오래 전 이단들이 저질렀던 오류에 빠지기 딱 좋다. 주변에 곧 안수를 받을 후보자가 있다면 한번 물어보라. 행여 우연이라도 당신이 “하나님은 세 분으로 구성되었습니다.”라고 말하는 순간 주변 분위기가 어떻게 바뀌는지를. 또는 다섯 살짜리 자녀가 던지는 “하나님하고 예수님하고 똑같아요?”라는 질문에 어떤 식으로 정통 교리를 반영한 대답을 할 것인지, 주변에 아는 부모에게도 한번 물어보라.


이런 개념적 어려움에 더해서 더 큰 문제는 삼위일체에 관해서 제대로 설명하는 신약 성경 구절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신이 난 회의론자들은 “삼위일체”라는 단어 자체가 성경에 등장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심지어 믿음 좋은 신자들까지도 왜 하나님이 삼위일체에 관해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하지 않으셨는지 곤혹스러워 한다.


다른 말로 하면 왜 사도들은 어거스틴이 쓴 ‘삼위일체론’(De Trinitat)과 같이 성경에 삼위일체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았을까? 게다가 삼위일체가 그토록 신앙고백에 핵심이 된다면서 말이다.


성경은 하나님이 삼위라는 사실을 가르친다


신약 성경 저자들이 삼위일체에 대해서 왜 더 많은 기록을 하지 않았는지 조사하기 이전에 삼위일체에 관해 이미 밝혀낸 내용을 조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약 성경 안에서 우리가 발견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 그의 백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구속사역을 행하시는, 온전하게 드러난 사랑의 하늘 아버지의 모습
- 여러 중요한 방식으로 드러난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완전한 신성: 선재(pre-existence), 고유한 신성한 아들됨의 확정, 구약의 구절과 하나님에 대한 개념을 자신에게 적용함, 그를 향한 초기 숭배, 그리고 직접적으로 “하나님”을 자신에게 적용함
- 기꺼이 행동하고 기도하고 또 생명을 창조하고 계시하는 개인의 대리인으로서 완전한 인격체인 성령님(예: 요 6:63; 행 20:28; 롬 8:26-27; 고전 12:7-11), 비인격적인 에너지장(energy field)이나 생명력이 전혀 아님
- 신성한 삼위 간의 상호 관계(예 : 마 28:19; 눅 10:21-22; 24:49; 요 20:22, 행 2:32-33; 롬 8:9-11).


신약 성경 저자들은 우리에게 조직신학 교과서를 남기진 않았지만, 성경을 많이 읽으면 읽을수록 우리는 그 속에서 삼위일체 하나님을 더 많이 볼 수 있다. 단지 “볼 수 있는 눈”만 있으면 말이다.


삼위일체의 숨겨짐이 설명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약성경에는 삼위일체에 관한 자세한 설명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이게 문제가 될까? 불신자가 정통 기독교를 향해 슬램덩크를 때리는 이유가 될 수 있을까? 전혀 아니다.


신약성경이 우리가 원하는 만큼 삼위일체에 관해서 직접적으로 설명하지 않는 데에는 여러 중요한 이유가 있다.


1. 카테고리 조절하기


신약성경은 구약성경적 개념으로 가득한 “백과사전”을 바탕으로 유대인 저자들이 대부분이 유대인인 청중을 위해서 쓴 글이다. 고대 이스라엘로부터 물려받은 주요 신앙고백은 참되신 한 분 하나님, 즉 유일신 고백이다(신 6:4). 물론 그럼에도 구약은 정기적으로 성령님을 드러내고 있고 또 가끔은 신성한 아들의 모습도 보여준다. 그러나 삼위일체 하나님의 온전한 신비, 즉 삼위일체적 일신론은 예수님이 육신으로 오시고 오순절 날 성령이 부어질 때까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따라서 초대교회 당시 수십 년 동안 유대인 청중에게 삼위일체를 설명하는 것은 1980년대 초 십대에게 오늘날 스마트 폰을 설명하는 것과 같았을 것이다. 삼위일체라는 카테고리는 분명하게 존재했지만, 거기에는 어떤 적절한 조절(stretching)이 필요했다. 너무 빨리 진도를 나가는 경우 생기는 건 혼란이었다(사실 그런 일이 실제로 발생했다 — 요 5:18 참조). 따라서 신약의 저자들은 주로 청중에게 알려진 범주 내에서 삼위일체를 점차적으로 그리고 종종 암묵적으로 공개했던 것으로 보인다.


2.  기본 지원


새 언약을 기록한 주된 목적은 믿는 유대인과 이방인으로 하여금 주님의 왕국을 전 세계적으로 확장하고 유지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마 28:19-20; 눅 24:47; 롬 1:16-17; 계 5:9–10). 이런 상황은 어떤 주제를 더 광범위하게 설명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저자들로 하여금 선택과 집중을 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삼위일체에 대한 설명에도 영향을 미쳤다.


저자들에게 당장 시급했던 네 가지 주제가 떠오른다.
- 예수를 메시아로 변호함(복음서의 주요 초점, 예: 요 20:31)
- 믿음으로 의롭게 됨(롬 2-5; 갈 2-4; 엡 2-3; 빌 3)
- 새 언약 시대에 맞는 윤리(롬 12-14; 고전 3-14; 빌레몬서; 야고보서)
- 종말론적 성취(막 13; 살전 5; 살후2-3; 고전 15; 요한계시록)


이런 주제는 교회의 주요 과제에서 가장 중요했고 따라서 가장 많은 설명이 필요했다.


이런 각각의 주제에 관한 주의 깊은 연구는 신약 저자가 삼위일체적 사고로 자신의 주장을 어떻게 뒷받침하는지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로마서에서 의로움에 대한 바울의 강력한 가르침은 아버지의 진노(롬 1:18)를 소멸시키기 위해서 성령께서 행하시는 마음의 할례를 통해(2:29; 5:5) 아들의 의가 죄인에게 전가됨으로(롬 3:25) 가능함을 보여준다. 신약의 저자들은 삼위일체에 대해 명시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철저하게 삼위일체적 사고로 교리를 설명하고 있다.


3. 설명 대신 보여주다


마지막으로, 신약성경 저자들은 보다 단순한 구약성경 저자들의 접근 방식을 사용해 교리적 주제가 아닌 개인적인 실체로서 삼위일체 하나님에게 접근하고 있다. 


일상에서 만나는 훌륭한 선생님처럼 구약성경은 종종 설명보다는 실제로 보여주는 방법을 채택한다. 사실 구약성경에는 핵심이 되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자세한 설명이라는 면에서 별 주목을 받지 못한 교리들이 여러 개 들어있다. 하나님의 선택과 명령, 인류의 완전한 타락, 대속 속죄, 성경의 교리, 메시아에 대한 소망 등이 거기에 해당한다. 오히려 이런 근본적인 교리는 이야기와 율법, 그리고 시편 및 예언 속에서 훨씬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모세 같은 사람은 이런 주제 중 하나에 대해 최소한 15 페이지 분량의 체계적인 신학적 내용을 서술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모세가 선택한 방법은 이스라엘 민족의 삶에서 드러나는 하나님의 자기 계시적인 말씀과 행동을 통해 “보여주는” 방식이었다.


우리는 여기에 대해서 감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삼위일체라는 근본적인 진리를 명확하게 설명하는 한 장의 성경 또는 몇 개의 구절을 갖는 대신, 우리는 성경 전체에 걸쳐서 삼위일체가 드러나는 사실을 놓고 기뻐해야 한다.


삼위일체와 관련한 이런 접근법은 신약성경에서 너무도 분명하다. 사도들이 머리를 맞대고 조금만 고민하고 성경을 썼다면, 우리는 삼위일체에 관해 아주 쉬운 답 또는 아주 확실한 비유를 하나 건질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경우 우리는 성경 모든 곳에서 스스로를 드러내시며 모든 것을 만드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개인적인 실체를 잃어버릴 지도 모른다.


고맙게도 우리는 이제 삼위일체를 교리가 아닌 인격적인 하나님으로 바라본다. 그럼으로 우리는 단지 몇 페이지가 아닌 성경 전체를 통해 스스로를 드러내시는 하나님을 보고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원제: Why Don’t the New Testament Authors Explain the Trinity?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번역: 무제


신약의 저자들은 삼위일체에 대해 명시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철저하게 삼위일체적 사고로 교리를 설명하고 있다

The New Testament authors may not have explicitly written about the Trinity, but they do employ Trinitarian thi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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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Greg Lanier

그렉 래니어(PhD, Cambridge).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Orlando, Florida)의 부교수로, 그리고 River Oaks Church(PCA)의 부목사로 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