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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의 삶

시편이 더욱 더 절실하게 필요한 때
by Heather Ferngren Morton2020-07-05

최근 사태는 많은 이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팬데믹으로 십만 명 이상의 미국인이 생명을 잃었고 실업률은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다. 아머드 알버리(Ahmaud Arbery)와 조지 플로이드(George Floyd)가 잔인하게 살해당하는 영상은 또 어떤가? 지도자들은 단합이 가장 필요한 지금 국민을 하나로 만들지 못하고 있다. 


이 나라가 당면한 위기 상황을 보면서 걱정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그럼에도 “두려워말라”는 성경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명령이라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물론 언론이 코로나바이러스의 “제 2의 감염 폭증”을 연일 예견하고 있고, 또한 뉴스에 폭력 장면이 계속 나오는 상황에서 이 명령에 복종하는 것은 쉽지 않다.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빌 4:6)라는 명령이 내가 가야할 방향을 보여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내가 그 명령을 수행하는 데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바로 이럴 때 우리에게는 시편이 필요하다.


물론 모든 성경이 다 삶에 도움을 준다(딤후 3:16-17). 그럼에도 어떤 특정한 상황에 더 도움을 주는 특정한 구절들이 있기 마련이다. “경우에 합당한 말은 아로새긴 은 쟁반에 금 사과니라”고 잠언 25장 11절은 말한다. 하나님의 백성이 부른 찬송책인 시편은 특히나 더 우리의 두려움을 생생한 기도로 바꾸는 데 적합하다. 그래서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임재 속에서 그분의 평안을 누리도록 만든다. 


고통을 위한 언어


시편 중 많은 작품이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보다 훨씬 더 힘든 상황 속에서 쓰였다.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나를 죽이려는 사악한 인간으로부터 도망다닌 적이 없는데, 시편에서 그런 상황은 일상에 속한다. 나는 전쟁터에 나간 적도 없다. 그러나 나도 종종 잠재적으로는 생명을 위협하는, 그래서 심각한 정서적 위기를 느끼게 하는 위기를 겪기는 했다.  


비록 시편이 쓰여진 상황을 보면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와 동떨어진 것처럼 느낄 수 있지만, 시편 저자가 느낀 절망은 지금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들은 지금 우리가 느끼는 감정을 정확하게 묘사한다. 우리가 도무지 할 말을 찾지 못할 때 시편은 우리에게 하나님께 해야 할 말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마치 익숙한 전례처럼 구원을 간구하는 시편 저자들의 울부짖음은 갈 길을 몰라 헤맬 때, 우리가 어떤 기도를 해야 할 지를 정확하게 알려주고 있다. 


불평할 때의 기도


시편의 많은 시가 기도로 작성되었다. 시편은 단지 우리가 고통 받을 때 표현할 수 있는 언어를 알려줄 뿐만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우리 인간의 깊은 감정을 전달하는 통로의 역할도 하고 있다. 시편은 단지 위기를 만났을 때 우리가 느끼는 감정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시편은 우리가 불평의 울음을 내뱉을 때에도 여전히 기도의 자세를 유지하면서, 무엇보다 우리의 반응이 하나님을 향해 수직 방향을 견지하도록 도와준다. 


기도는 단지 고통에 빠진 인간의 전형적인 반응이 아니다. 고통을 누르거나 자기 연민 또는 자기 혐오에 빠지거나 또는 주변의 사람들에게 화를 쏟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시편은 우리의 모든 감정이 애초에 감정을 창조한 하나님을 향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하나님께로 이끄는 이미지


시편은 시다. 이미지, 반복 그리고 리듬이라는 특징을 가진 시의 형태는 종종 산문과는 다른 방향으로 우리를 이끈다. 음악과 예술처럼 시는 상상과 감성적 지능 그리고 창의적 표현을 담당하는 우뇌의 활동을 필요로 한다. 


특히나 불안이 압도할 때, 선형적이고 직설적인 산문 형태의 성경 구절은 우리를 위로하는 데 한계가 있다. 우리 속에서 또아리를 튼 두려움은 그런 성경 구절이 아예 들리지도 않게 할 지도 모른다. 놀라서 맥박이 뛰고, 손이 떨리고, 숨이 찰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시적인 아름다움이다. 그 아름다움이야 말로 우리의 손을 잡아 부드럽게 진리로 인도하며 우리를 안정시켜준다. 


힘든 때를 만나면 내가 반복해서 읽는 구절이다. “한 시내가 있어 나뉘어 흘러 하나님의 성 곧 지존하신 이의 성소를 기쁘게 하도다 하나님이 그 성 중에 계시매 성이 흔들리지 아니할 것이라 새벽에 하나님이 도우시리로다”(시 46:4-5)


나는 성문을 통해 쭈욱 이어지는 넓은 조약돌 거리가 있는, 벽으로 둘러싸인 고대 도시를 상상한다. 길 주변으로 우거진 풀이 있고 우뚝 솟은 떡갈 나무와 수량이 풍부한 강이 흐르고 있다. 여기는 삶과 휴식과 평화의 장소다. 단순한 환상이나 탈출과는 거리가 먼 이 이미지는 초월적인 현실을 가리킨다. 변치 않는 안전함은 오로지 하나님의 임재 안에서만 가능하다. 


시편 저자는 대조적인 이미지를 사용하고 있다. 끔찍한 재난(시46:2–3, 6)을 묘사하고나서 곧 도시의 번영과 평화(시 46:4-5)를 교리적인 진리와 함께 드러낸다.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요 힘이시니 환난 중에 만날 큰 도움이시라 만군의 여호와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니 야곱의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로다”(시46:1, 11).


풍요롭고 푸르른 곳, 치료와 평화가 넘치는 이 하나님의 안전한 도시에 머무는 한, 나 자신과 두려움을 바라보며 떨던 나의 시선은 이제 야곱의 하나님을 향하게 된다. 하나님은 참으로 나의 피난처시며 요새가 되신다. 시편 저자의 이 시적인 이미지는 나로 하여금 하나님의 변치 않는 성품 안에서 안정을 찾도록 한다. 시편을 통해서 나는 문자적이고 직접적인 표현(literal language)이 드러내는 하나님과는 다른, 새로운 측면의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다음 시편이 연상시키는 이미지를 한번 생각해보라: “그가 나를 푸른 풀밭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가로 인도하시는도다”(시 23:2), “그가 너를 그의 깃으로 덮으시리니 네가 그의 날개 아래에 피하리로다 그의 진실함은 방패와 손 방패가 되시나니”(시 91:4), "파수꾼이 아침을 기다림보다 내 영혼이 주를 더 기다리나니”(시 130:6). 


우리 자신을 벗어나서


인간의 깊은 감정이 생생한 이미지에 덧입혀져서 기도로 하나님 앞에 나아간다. 이게 바로 시편이 두려움에 빠진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교훈이다. 울고 있는 아이에게 위로의 말을 속삭이는 어머니처럼, 시편의 시는 우리에게 위로를 속삭이면서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라”(빌 4:6)는 바울의 권고에 순종하도록 우리를 이끈다.


로라 파브리스키(Laura Fabrycky)는 이렇게 말했다. “엄습하는 현실 속에서 시편은 고통의 동반자며, 우리가 누구인지를 알려주는 교훈의 거울이 되어 우리로 하여금 자기 자신을 벗어나 다시 생명으로 돌아오는 길을 알려준다.”


지난 몇 주간의 경험을 통해서 두려움이 얼마나 나를 내 자신 속에만 깊이 빠지게 하는지를 알게 되었다. 두려움은 내 눈에 온통 나 자신만 보이도록 만든다. 이처럼 누구에게나 공포와 두려움이 엄습하는 시대에 우리 믿는 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기 자신을 벗어나 다시 생명으로 돌아오는 길”이다. 


우리는 시야를 넓혀야 한다. 이 부서진 세상도 우리 아버지의 세상이며 미래 언젠가는 새롭게 될 것을 보아야 한다. 하나님의 보좌 우편에 승리자로 앉아있는 그리스도를 볼 수 있어야 한다. 시편은 단지 이런 진리를 가리키고만 있는 게 아니다. 시편은 우리를 실제로 그 진리 속으로 인도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시편이 필요하다.




출처: www.thegospelcoalition.org 

원제: Why We Need the Psalms More Than Ever Before

번역: 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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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Heather Ferngren Morton

헤더 펑그렌 모튼은 Covenant College에서 학사 학위를, University of Virginia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녀는 'Front Porch Republic,' 'Touchstone: A Journal of Mere Christianity,' 'Fathom Magazine' 등에 글을 게재하고 있는 작가이다. 메릴랜드에 거주하고 있으며 Cheverly Baptist Church를 출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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